제목 [한국지엠 중단 예고] 공장 불 꺼지면..'빨간불' 들어오는 지역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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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작성자 클래식 댓글 0건 조회 2,282회 작성일21-04-16 06:00본문
[한국지엠 중단 예고] 공장 불 꺼지면..'빨간불' 들어오는 지역 상권
2021-04-16 [경인일보]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2공장은 2월부터 가동률 '반토막' 당구장 "교대근무 줄어 매출 뚝"
음식점 "하루빨리 상황 나아져야".. 부평역 지하상가 적막감 감돌아
한국지엠 부평공장이 운영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지역 상권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15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인근 상가. 이곳에서 12년째 당구장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는 한국지엠 부평공장 운영 중단 소식을 접하고 "큰일 났네…."라고 탄식했다. 그에겐 한국지엠의 동향이 곧 다음 달 매출을 가늠할 '지표'이기 때문이다. 손님 절반이 한국지엠과 협력업체 소속 직원이다 보니, 한국지엠 철수설과 노조 파업 등 큰 사안이 있을 때마다 매출이 급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지엠 직원들의 교대 근무가 줄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엔 파업이 진행되면서 노동자들 발걸음이 끊겼다"며 "이번에는 공장 전체가 멈추는 것이어서 매출이 더 많이 줄어들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예전에는 다들 '음식값 내기' 당구를 한 게임씩 친다고 21개 당구대가 꽉 찼는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인근에서 대형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최모씨에게도 부평공장 운영 중단은 예삿일이 아니다. 그는 "저녁에 지엠 직원들이 4명씩 가게를 찾아 저녁을 먹는 것이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지난 2월부터는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공장 직원들 출근일수가 줄었더라"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매출이 뚝 떨어지면 꼭 지엠 공장에 무슨 일이 생겼었다"며 "하루빨리 상황이 나아져야 상인들도 먹고 살 수 있다"고 토로했다. 지역 유통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1시께 방문한 부평역 지하상가는 오가는 손님보다 점원들이 더 많을 정도로 적막감이 감돌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상인들은 부평공장 운영 중단이 길어지면 상권도 침체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의류·잡화류 판매점에서 일하는 20대 김모씨는 "한국지엠 부평공장은 지역에서 가장 큰 대기업이다. 가족이 지엠에 다니는 고객이 많다"며 "지엠 직원 가정의 수입이 줄면 이곳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안 그래도 코로나 상황 속에 밀폐 시설인 지하상가엔 방문객들이 좀처럼 늘지 않는데 다들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엠은 이날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으로 오는 19~23일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지난 2월부터 쉐보레 말리부·트랙스 차량을 생산하는 부평 2공장 가동률을 50% 축소해서 운영했다. 이번에 운영이 중단되는 부평 1공장은 한국지엠의 주력 수출 차량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부족 현상은 지난해 반도체 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줄었다고 판단해 공급량을 줄이면서 발생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다음 주 중 앞으로 공장 운영 계획에 대한 업데이트가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 수급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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