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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라 띄워라”..하나금융, 찬바람 속 10억 건 골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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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작성자 클래식 댓글 0건 조회 894회 작성일21-11-0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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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 띄워라”..하나금융, 찬바람 속 10억 건 골프대회

 

2021.11.01 [Chosun Biz) 이진우기자 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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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선수가 23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3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1일부터 나흘 동안 인천 청라 베어즈베스트 골프 클럽에서 KPGA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을 열었습니다. 올해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 걸린 총상금은 10억원, 우승상금은 2억원입니다. KPGA 대회 치고 상당히 무게감 있는 중상위급 대회죠.

이 대회는 지난 2018년 처음 시작했는데 당시 용인 레이크사이드에서 1회 대회를 열었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88컨트리클럽에서 두 번째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쉬었다가, 올해 다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경기를 베어즈베스트에서 연다고 했을 때, 프로 골퍼들을 포함한 골프계 관계자들은 경기 주최 측의 반응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베어즈베스트는 수도권 퍼블릭 골프장 중에서도 내로라하는 프리미엄 코스를 자랑하는 ‘명품’ 골프장입니다. 전설적인 골퍼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전 세계 280여개 골프장 가운데 최고의 홀만 골라 다이제스트 형식으로 재구성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그린피가 비싸지만, 경관과 그린 관리 수준 역시 빼어나 프로 경기를 치르기에도 무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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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즈베스트 16번 홀과 하나금융그룹 건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대회본부

 

그러나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평소에도 악명 높은 난이도로 이름이 높지만, 인천 앞바다에서 바닷바람이 세게 부는 이 맘 때 프로골퍼들은 베어즈베스트 경기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도 KPGA 소속 유명 선수들의 더블 보기, 트리플 보기가 라운드 내내 속출했습니다.  일부 골프 커뮤니티에서는 ‘프로 골퍼도 오징어게임처럼 (목숨 걸고) 하는구나’라는 게시글까지 올라왔습니다. 올해 9월 초 같은 장소에서 하나금융그룹의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도 신한동해오픈을 열었는데, 당시 기록을 보면 선수들 경기력이 이번 경기보다 훨씬 좋았다는 것이 골프 전문가 대다수의 평가입니다.            

대회 관계자들은 “주최 측인 하나은행이 올해 대회를 베어즈베스트에서 열어야 한다고 고집했다”고 귀띔했습니다. 당초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 앞서 열린 KLPGA 정규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도 베어즈베스트에서 열고 싶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회는 총상금 15억원, 우승상금 2억7000만원에 달하는 KLPGA투어 최다 상금대회 입니다. 그러나 일정상 이 대회는 베어즈베스트 대신 경기도 포천의 아도니스 클럽에서 열렸습니다. 그러니 더욱 이번 경기만큼은 베어즈베스트에서 열었어야 할 겁니다.

 

하나금융그룹이 악조건 속에서도 베어즈베스트를 계속 밀어 붙인 이유에 대해선 이런저런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나금융그룹은 곧 베어즈베스트가 자리 잡은 청라지구로 본사를 옮길 예정입니다. 당장 다음 달이면 청라 신사옥(헤드쿼터·본사) 건물 첫 삽을 뜹니다. 4년 뒤인 2025년이면 현재 을지로 본사를 대신해 하나금융그룹과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생명 등 5개 계열사 소속 임직원 2800여명이 청라로 자리를 옮깁니다. 하나금융그룹은 서울아산병원, KAIST, KT&G 등과 손잡고 ‘청라의료복합타운’ 공동사업까지 추진할 만큼 이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하나드림타운’이라는 원대한 이름도 붙였죠.

                

특히 베어즈베스트는 16번 홀 홀컵 바로 뒤에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 센터가 큼지막하게 서 있습니다.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항상 하나금융그룹 로고가 박힐 수밖에 없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이 통합데이터센터에는 지금도 정보기술(IT) 인력 1800여명이 일합니다. 이런 곳에서 골프대회를 연다면 하나금융그룹이 지향하는 미래 청사진을 보여주기 알맞을 겁니다.

           

동시에 하나금융그룹은 이번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을 열면서 ‘다양한 업싸이클링 재활용 용품과 친환경 물품을 선보이고, ESG(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 실천을 위한 기부금 모금 이벤트를 진행하는 친환경 골프대회’라는 명분도 내세웠습니다. 데이터 센터가 주는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에 사회적 책임까지 강조할 기회라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하나금융그룹의 생각과 조금 달랐습니다. ‘ESG 가치를 잇는다’는 기사와 직장인·지역 커뮤니티에는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전기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줄 알면서 환경오염·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를 ESG 골프 대회 내내 보란 듯 내세우는 건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니냐’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습니다. 청라에서의 새 출발이 이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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